김주성 기자
▲유승분 의원(연수구 제3선거구)
인천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실효성 있는 심리지원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열린 인천시의회 본회의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유승분 의원(연수구 제3선거구)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소방공무원들의 정신적 고통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독립적인 심리지원센터 설립을 촉구했다.
절반 이상의 소방공무원이 심리 상담 경험
유 의원에 따르면, 인천소방본부에서 진행한 최근 3년간(2022~2024년) 소방공무원 심리 상담 건수는 연평균 2,474건, 상담을 받은 인원은 2,278명에 달한다. 이는 인천소방공무원(약 3,400명) 중 절반 이상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화재와 재난 현장에서 목격한 참혹한 장면, 구조하지 못한 생명에 대한 죄책감, 동료를 잃은 상실감이 누적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에 시달리는 소방공무원이 많다"며 "일부는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행 심리지원단 운영의 한계
유 의원은 현재 인천소방본부 심리지원단이 복지회계과 소속으로 운영되면서 독립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 지원이 단순한 복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전담 조직이 아닌 부수적인 업무로 취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심리지원단의 외부 위탁 상담사 인력이 2024년 5명에서 2025년 10명으로 확대될 예정이지만, 3,400여 명의 소방공무원을 지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접근성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인천의 83개 소방관서 중 28개소에는 심신안정실이 설치되지 않았으며, 일부는 공간 부족으로 인해 물품만 배치된 상태다. 이에 따라 긴급한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독립된 심리지원센터 설립 필요"… 4가지 개선안 제안
유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한 대책으로 ▲심리지원단의 독립 센터 격상 ▲소방서 내 심리지원팀 신설 ▲이동형 심리상담 차량 도입 ▲전문 인력 및 예산 확충 등 네 가지 개선안을 제시했다.
그는 "심리지원단을 독립 센터로 격상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 정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전담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각 소방서 내 ‘심리지원팀’을 신설해 정기적인 심리 상담과 정신건강 관리를 강화하고, 재난 현장에서 즉각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이동형 심리상담 차량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PTSD와 우울증과 같은 중증 심리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임상심리전문가 및 정신건강임상심리사 등 전문 자격을 갖춘 상근 인력을 추가 확보하고, 심리지원단 운영을 위한 독립적인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 시민 안전과 직결"
유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이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해야 재난 현장에서 최상의 대응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방공무원이 우리의 안전을 지키듯, 우리는 그들의 마음을 지켜줘야 한다"며 "인천소방심리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인천=김주성기자]heraldgyeong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