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공식 홈페이지의 주요 공약 메뉴는 ‘콘텐츠 준비 중’으로 표시돼 있다
박용철 강화군수가 민선 9기 취임 100일을 맞아 미래 성장 구상과 실행 중심의 군정을 강조했다. 그러나 군민이 약속의 내용과 추진 상황을 확인할 공식 홈페이지의 주요 공약 메뉴는 ‘콘텐츠 준비 중’으로 표시돼 있다. 군정의 비전을 알리는 만큼 이를 검증할 정보도 충실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드러났다.
10월 29일 강화군 열린군수실의 ‘약속 지키는 군수’에 마련된 공약총괄·공약추진계획·공약이행실적 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세 메뉴 모두 준비 중이라는 안내가 표시됐다. 해당 화면에서는 최종 공약 목록과 사업별 추진계획, 이행 실적을 확인할 수 없었다. 기존 공약총괄 주소로 접근해도 새 경로의 준비 중 화면으로 연결됐다.
군은 앞서 공약 공개 일정을 예고했다. 지난 7월 31일 공약사항 실천계획 보고회 보도자료에서 주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민선 9기 공약을 최종 확정하고 홈페이지 등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보고회에서는 사업별 연차 이행방안과 재원 확보 계획, 예상 문제점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공약을 검토했다는 발표와 주민이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별개의 행정 과정이다. 군정의 대표적인 공약 안내 창구에서는 어떤 약속이 확정됐고, 사업별 목표와 일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준비 중이라는 안내만으로는 주민이 군정의 약속을 비교하거나 추진 수준을 평가하기 어렵다.
취임 100일은 강화군이 정한 공약 관리 절차에서도 중요한 시점이다.
「강화군 군수 공약사항 관리 규칙」 제5조는 취임 100일 이내에 공약사항을 최종 확정하도록 정한다. 확정에 앞서 법률적 검토와 사업 적정성, 임기 내 실천 가능성, 사업비 및 연도별 재원조달 계획을 검토하도록 했다. 같은 규칙은 세부 실천계획의 확정 기한을 취임 후 6개월 이내로 구분하고 있다.
지금 군정 평가에 필요한 것은 대형 사업의 완공 실적만이 아니다. 확정된 약속의 범위와 앞으로 이행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다. 공약 목록과 추진계획이 공식 메뉴에서 제공돼야 주민도 사업의 목표와 진행 상황을 같은 기준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는 강화군이 규칙으로 명시한 주민의 권리와도 연결된다. 제3조는 군민이 공약사항의 이행 여부를 검증·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군수에게 관련 요청에 적극 협력할 책무를 부여한다. 공식 공약 메뉴의 정보 제공은 이러한 검증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인 수단이다.
군정 홍보자료는 주요 사업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설명한다. 공약 자료는 그 약속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행 기준을 보여줘야 한다. 주민이 사업비와 추진 일정, 담당 부서, 진행 단계를 확인할 수 있어야 홍보를 넘어 평가가 가능해진다.
특히 앞선 임기에서 이어지는 사업은 기존 추진 결과와 새 임기의 목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군은 지난 6월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을 민선 9기 핵심 공약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책의 연속성을 내세운 만큼 공약 안내에서도 이전에 진행한 일과 앞으로 책임질 과제가 드러나야 한다.
공약을 평가하는 창구의 완성도는 홈페이지의 외형 문제가 아니다. 군민이 약속의 내용에 접근하고 행정의 설명을 검증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공식 메뉴에서 자료를 찾지 못하면 주민은 개별 보도자료를 모아 공약의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박용철 군정은 취임 100일 발표에서 현장과 실행을 강조했다. 그 실행에는 군민이 공약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식 정보 창구를 충실히 운영하는 일도 포함돼야 한다. 미래 구상을 설명하는 데 들이는 노력만큼 약속의 내용과 이행 기준을 보여주는 데도 행정력을 기울여야 한다.
‘약속 지키는 군수’라는 이름의 창구가 준비 중이라는 안내에 머물러서는 주민의 검증을 뒷받침하기 어렵다. 군정의 신뢰는 약속을 알리는 발표와 그 약속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함께 제공될 때 쌓인다.
인천 = 고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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