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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섭 칼럼] 제주공항 237편 지연의 경고…제2공항, 더는 미룰 수 없다
  • 고지섭
  • 등록 2026-10-26 08:10:37
  • 수정 2026-10-26 0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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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영 부실부터 규명하고, 제2공항의 혼잡 완화 효과 입증해야
  • 수요·공역·기능 분담에 구체적 해법…검증과 추진에 행정 책임 필요

전국체전 개막일인 지난 16일, 항공편 237편이 지연된 제주국제공항. 이번 사태는 공항 운영 개선과 제2공항을 포함한 장기 대책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지난 10월 16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운항한 512편 중 237편이 지연됐다. 지연율 46.3%. 김포·김해행 10편은 인천공항으로 목적지를 바꿨고, 승객 1,759명은 도착한 뒤에도 귀가할 길을 다시 찾아야 했다. 전국체전이라는 예고된 행사 당일, 제주 하늘길의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항공편이 많았다는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일주일 전인 9일에는 514편 중 78편이 지연됐다. 기상과 시간대별 운항 여건을 따져야겠지만, 비슷한 운항 규모에서 지연율이 세 배로 벌어진 이유는 밝혀야 한다.


대통령 전용기 운항의 영향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는 국정감사에서 일부 영향을 인정하면서 복합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공항공사는 관련 통제 이전부터 지연이 누적됐다고 밝혔다. 쟁점은 전용기가 떴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이미 밀려 있던 운항을 어떻게 조정했고, 추가 통제에 어떤 대비를 했느냐다. 시간대별 관제와 운항 조정 기록으로 답해야 한다.


여기서 운영 실패와 시설 부족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번 지연을 곧바로 제2공항 부재의 결과로 돌리면 사전 조정과 현장 대응의 책임이 가려진다. 반대로 운영만 잘하면 장기적인 시설 문제까지 해결된다는 주장도 검증이 필요하다.


제2공항의 추진 논리는 이 지점에서 구체화돼야 한다. 연간 이용객 전망에만 기대서는 부족하다. 시간대별 활주로 처리 능력, 계류장과 터미널의 병목, 지연이 누적된 뒤 정상 운항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분석해야 한다. 기존 공항 개선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여력과 제2공항이 추가할 여력을 비교하는 것이 핵심이다.


성산읍 입지 발표는 오는 11월이면 11년을 맞는다. 기본계획도 2024년 9월 고시됐다. 이제 정부가 제시해야 할 것은 필요성에 관한 선언보다 두 공항의 구체적인 운영 구상이다.


어떤 노선을 어느 공항에 배치할 것인가. 공역과 관제는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항공사가 두 공항에 분산될 때 운항 효율과 승객 편의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비상 상황에서 대체 기능을 기대한다면 실제로 항공편과 승객을 옮길 수 있는 조건도 밝혀야 한다. 공항 두 곳을 확보하는 것과 항공교통망의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은 저절로 일치하지 않는다.


수요예측 역시 최신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과거 전망과 실제 이용 실적의 차이, 국내선과 국제선의 변화, 인구구조와 관광시장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 그 결과가 시설 규모와 단계별 투자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공개해야 재정 투입의 설득력도 높아진다.


환경 검증에는 같은 수준의 엄밀함이 요구된다. 조류 충돌 위험과 서식지 영향, 소음과 지하수 문제는 항목을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조사 결과에 따라 무엇을 바꾸고, 어떤 조건에서는 계획을 재검토할 것인지 판단 기준이 있어야 한다. 주민 의견수렴도 그 결과가 보완책과 사업계획에 반영돼야 의미가 있다.


검증은 결정을 위한 절차다. 정부는 남은 과제별 완료 시점과 후속 조치를 제시하고, 제주도는 주민 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정책에 연결할지 밝혀야 한다. 검증 결과 문제가 확인되면 고치고, 추진 조건이 충족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행정이 필요하다.


237편 지연의 책임은 관제·운항·대응 기록으로 규명해야 한다. 제2공항의 필요성은 수요와 처리 능력, 두 공항의 운영계획으로 입증해야 한다. 정부는 두 질문에 각각 답해야 한다. 이미 기본계획까지 고시한 사업을 언제까지 추상적인 찬반 논쟁에 맡겨둘 수는 없다.


제주에 필요한 것은 공항 건설 약속의 반복이 아니다. 지연을 줄이고, 차질이 생겼을 때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항공교통 체계다. 제2공항 추진은 그 성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서 속도를 내야 한다.


인천 = 고지섭 기자

herald0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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