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섭
인천대교 갓길에 주정차 방지용 플라스틱 드럼통을 설치한 모습
인천대교에서 해상 추락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서만 13명이 바다로 떨어져 11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난간 설치 필요성이 수년째 제기되고 있지만 관련 기준과 재원 문제 등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8월 13일까지 인천대교 해상 추락자는 모두 1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추락자 11명보다 2명 많은 수치다.
올해 추락자 13명 가운데 11명은 숨졌으며 2명은 생존했다. 특히 지난달에만 3명이 해상으로 추락해 사망했고, 지난 13일에도 30대 남성이 인천대교 주탑 인근에 차량을 세워둔 뒤 바다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21.4㎞의 교량으로 2009년 개통했다. 주탑 인근 도로 높이는 약 74m로 아파트 30층 높이에 해당한다.
개통 이듬해인 2010년부터 해상 추락 사고가 발생한 이후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2021년까지는 연간 추락자가 10명 미만이었지만 이후에는 2024년을 제외하고 매년 10명 이상이 바다로 떨어졌다.
개통 이후 누적 해상 추락자는 10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78명이 숨졌고 15명은 실종됐으며, 11명은 생존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가 이어지자 인천대교 운영사는 갓길에 주정차 방지용 플라스틱 드럼통을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차량이나 사람이 교량 밖으로 추락하는 것을 직접 막을 수 있는 시설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수년 전부터 안전난간 등 실질적인 추락 방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지난해 말에는 국토교통부와 인천대교 운영사 간 협의를 통해 안전난간 설치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인도가 없는 교량에 안전난간을 설치할 경우 적용할 설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국토부는 별도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기보다는 기존 기준을 토대로 인천대교의 구조적 특성과 교량 여건에 맞는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조만간 안전난간 설치 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 검토되는 방안은 인천대교 주탑 일대 양방향 약 7~8㎞ 구간에 높이 2.5m 규모의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약 80억원으로 추산됐으며, 재원은 인천대교 통행료 가운데 국토부가 수취하는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설치 구간과 규모, 사업비 등은 향후 설계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교량 특성에 맞게 안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아직 착공 시점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비슷한 교량인 청라하늘대교의 사례도 주목된다. 지난 1월 개통한 청라하늘대교는 사장교 구간 1.72㎞에 높이 2.5m 규모의 추락 방지 난간을 설치한 상태다. 현재까지 해상 추락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대교의 해상 추락 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단순 순찰 강화나 주정차 방지시설을 넘어 실효성 있는 추락 방지시설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 = 고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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