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섭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을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정비하는 종합정비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인천 부평구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의 역사를 간직한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을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정비한다.
부평구는 1일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종합정비 추진계획(안)’을 공개했다.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이며, 총사업비는 28억7천600만원으로 계획됐다.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은 부평동 760-285번지 일원 34필지, 1천329㎡ 규모로 1939년 건립됐다. 당시 미쓰비시제강에 동원된 한국인 노동자들의 합숙시설로 사용됐으며, 광복 이후에는 도시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의 주거공간으로 활용됐다.
여러 호의 주택이 줄지어 있는 독특한 형태와 주민들의 생활 흔적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역사·주거사적 가치가 인정돼 2024년 8월 8일 국가등록문화유산 제858호로 등록됐다.
이번 정비계획은 과거 모습을 일률적으로 복원하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 건축물에 남은 ‘시간의 층위’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마련됐다.
부평구는 1940년 전후 조성된 원형부를 중심으로 줄사택의 정체성과 건축적 가치를 보존하고, 광복 이후 형성된 증·개축부는 지역 공동체의 기억과 주거 변천사를 고려해 선택적으로 보존할 계획이다.
반면 무단 단순증축부와 붕괴 세대, 건축선을 침범한 증축부 등은 우선 철거 대상으로 검토한다. 철거된 부분의 흔적은 별도의 방식으로 남겨 줄사택의 역사적 변화를 보여줄 방침이다.
주변 환경도 정비한다. 좁은 골목길과 구릉지라는 대상지 특성을 고려해 외부 진입광장과 보행로, 노외주차장 등을 확보하는 방안이 계획에 담겼다.
활용방안으로는 가칭 ‘삼릉문화의집’ 조성이 제시됐다.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마을회관과 마을공동작업소, 마을기억보존소, 커뮤니티 라운지, 전시공간, 동아리방, 카페·휴게공간 등을 배치하는 방안이다.
또 캠프마켓과 조병창 병원, 부평 지하호 등 지역에 산재한 근현대 산업·군수 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해 보행동선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역사문화 공간으로 확장하는 구상도 포함됐다.
사업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올해는 4억원을 투입해 안전조치와 폐기물 반출, 유구 확인 등 긴급정비를 실시하고, 2027년에는 정밀안전진단과 국가유산 종합정비계획 세부 실시설계를 추진한다.
2029년에는 19억원을 들여 문화유산 수리·보수·복원을 추진하고 운영·관리체계를 마련한다.
2030년에는 조경과 바닥포장, 조명 설치, 사인물 제작 등 대상지 정비와 주민참여 프로그램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사업비와 세부 정비·활용계획은 향후 실시설계와 주민 의견수렴, 물가 및 인건비 변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부평구는 종합정비계획을 최종 확정한 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단계별 정비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 = 고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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