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인 고지섭 기자
부평에 데이터센터가 또 들어선다. 한 곳이 운영 중이고 다른 한 곳은 공사 중인데, 세 번째 건립 계획이 심의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부천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보내기 위한 평천로 154kV 지중선로까지 추진된다. 시설도, 전력 공급을 위한 부담도 부평으로 모이는 형국이다.
신규 데이터센터 대상지 반경 1㎞에는 아파트 1만1,856세대가 있다. 산업단지 안이라는 이유로 주민의 생활환경을 뒷전으로 밀어서는 안 된다. 냉각설비 소음, 비상발전기 배출가스, 정전·화재 대응을 어떻게 검증하고 관리할 것인지부터 밝혀야 한다.
기존 전력선로를 사용한다는 설명은 안전대책의 답이 아니다.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과 주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개별 시설의 기준 충족 여부만 따지고, 여러 시설이 모였을 때의 영향을 놓쳐서도 안 된다.
부천 데이터센터를 위해 부평 도로를 파는 사업은 더욱 엄격히 따져야 한다. 부천의 다른 변전소와 대체 노선은 왜 어려운가. 사업자의 비용과 공사 편의 때문에 부평 주민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아닌가. 한 차례 굴착 심의에서 부결된 사업이라면 당시 지적사항을 어떻게 해소했는지부터 공개해야 한다.
전자파 영향은 예측과 측정으로 검증할 일이다. 막연한 공포도 문제지만 근거 없는 안심 요구도 무책임하다. 설명과 검증 없이 시설과 선로만 늘어난다면, 부평에는 ‘전자파 우려가 집중되는 도시’라는 불신이 남을 수 있다.
그렇다면 부평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 데이터센터라는 이름만으로 고용과 세수 효과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상시 일자리와 지역 주민 채용은 몇 명인지, 일회성 세입을 제외하고 부평구에 지속적으로 들어올 세금은 얼마인지 숫자로 밝혀야 한다.
주민이 감당할 불편은 구체적인데 지역의 이익만 막연하다면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평구는 사업 절차가 얼마나 진행됐는지가 아니라, 주민을 위해 무엇을 검증하고 어떤 보호대책을 확보했는지 답해야 한다.
고지섭 기자 herald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