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섭
경실련 관계자들 인천계양 공공분양 아파트 분양가 택지비 산정 구조 문제제기 기자회견
인천 계양 3기 신도시 공공분양 아파트의 분양가와 추정 원가 사이에 주택 한 채당 약 1억4,000만원의 차이가 있다는 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분양원가와 건설원가 공개를 촉구하며 공공분양 주택 공급 방식의 개선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12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분양한 인천 계양지구 공공분양 아파트 4개 블록, 총 2,078호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공급면적 25평형을 기준으로 LH의 분양가는 약 4억6,000만원이다. 건축비 약 2억7,000만원과 택지비 약 1억9,000만원으로 구성된다.
반면 경실련이 자체 추산한 원가는 총 3억2,000만원으로, 건축비 약 2억3,000만원과 택지비 약 9,000만원이다. 두 금액을 비교하면 호당 약 1억4,0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며, 이 가운데 택지비 격차가 약 1억원에 달한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평당(3.3㎡) 금액으로 환산한 분양가는 1,858만원, 경실련 추정 원가는 1,276만원이다. 택지비 역시 LH 분양가에 반영된 금액은 평당 773만원인 반면 경실련 추정치는 376만원으로 집계됐다.
4개 블록의 택지비 총액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경실련은 택지 조성원가를 약 2,020억원으로 추산했지만, 입주자모집공고에 공개된 택지비는 4,154억원이었다. 경실련은 두 금액의 차이인 약 2,134억원을 근거로 택지비 산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호당 추정 원가와 택지비 차이는 경실련이 자체 산정한 원가를 분양 공고상 금액과 비교한 결과다. LH의 실제 원가 자료와 산정 세부 내역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양측 금액의 차이가 발생한 구체적인 원인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전청약 당시 제시된 분양가보다 본청약 분양가가 크게 오른 점도 경실련이 제기한 문제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A3블록과 A2블록은 2021년 7월 사전청약 당시 공급면적 25평형 기준 3억원대였으나, 2024년 9월 본청약에서는 4억원대로 상승했다. 분양가 상승액은 약 5,000만~8,000만원으로 제시됐다.
A6블록과 A17블록은 상승 폭이 더 컸다. 두 블록 모두 사전청약 당시 3억원대였지만, 2026년 본청약에서는 5억원대로 올랐다. 경실련이 제시한 상승액은 약 1억3,000만~1억9,000만원이며, A17블록의 분양가 상승률은 55%로 분석됐다.
경실련은 분양가 상승의 구체적인 원인을 확인하려면 LH가 분양원가와 건설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이 공급하는 주택의 가격 산정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분양가 적정성에 대한 사회적 검증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경실련은 대안으로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의 확대를 제시했다. 주택 구입자가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지 않고 공공에 토지임대료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초기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토지 개발이익을 공공이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실련 추정치를 적용하면 공급면적 25평형 기준 건물 분양가는 약 2억3,000만원, 월 토지임대료는 약 55만원 수준이다. 다만 이는 경실련이 제시한 추정치로, 실제 공급가격과 임대료는 사업 조건 및 산정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실련은 일반형·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공공분양 대신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LH의 분양원가와 건설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분양 가격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택 구입자의 초기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경실련은 지난 9월 남양주 왕숙·왕숙2 공공분양 아파트 8개 블록을 분석해 택지 조성원가를 약 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반면 정부가 공개한 택지비는 약 1조1,000억원으로, 양측 금액 사이에 약 5,000억원의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인천 계양과 남양주 왕숙 등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공공분양 주택의 가격 산정 과정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LH의 원가 공개와 토지임대부 주택 확대를 거듭 촉구했다.
인천 = 고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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