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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간선수로 친수공간 사업, 사용료 갈등에 멈췄다…인천시·농어촌공사 ‘평행선’ - 농어촌공사, 사용료 부과 또는 500억원대 부지 매입 요구…인천시와 이견 2단계 사업 실시설계 착수 못 해…“공공사업인 만큼 무상 사용 필요”
  • 기사등록 2026-10-12 22: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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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부간선로 친수공간 조성 '제동'사용료 갈등

인천 계양·부평 일대 서부간선수로를 시민 친수공간으로 바꾸려는 사업이 토지 사용료 문제에 가로막혔다. 인천시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사용료 면제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농어촌공사가 연간 5억~10억원의 사용료 부과와 수로 부지 매각을 대안으로 제시한 가운데, 부지 매입비도 약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인천시의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정작 사업에 필요한 수로를 사용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인천시는 공공사업의 성격을 고려해 무상 사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농어촌공사는 농업생산기반시설에 관한 법령을 근거로 사용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물이 끊기면 악취…농업용 수로의 두 얼굴

서부간선수로는 경기 김포시 고촌읍 신곡양배수장에서 한강 물을 끌어와 김포와 인천 부평·계양 일대 농경지에 공급하는 약 12㎞ 길이의 인공수로다. 농업용수 공급이라는 본래 기능과 함께 주변 주민의 생활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다.


문제는 농한기마다 반복된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물 공급이 중단되면 수로에 물이 고이면서 악취가 발생한다. 인천시와 계양구가 인근 하천의 물을 끌어와 수로에 흘려보내는 시설을 설치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했지만, 유지용수 공급을 둘러싼 비용 문제가 새로운 걸림돌로 등장했다.


서부간선수로는 법적으로 하천이 아니라 농업생산기반시설인 농수로다. 관리 권한이 농어촌공사에 있는 만큼 지자체가 환경 개선을 위해 수로를 활용하려면 관리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악취를 줄이고 시민이 이용할 공간을 만들려는 사업과 농업용 시설의 관리·사용 원칙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친수공간 확대 구상, 비용 협의가 관건

서부간선수로 친수공간 조성은 한 기관이 전 구간을 맡는 방식이 아니다. 농어촌공사와 인천시, 계양구, 부평구 등이 구간별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농어촌공사는 2012년 친수생태 공간 조성에 나섰다. 이후 계양구는 2023년 경인고속도로~용종교 2.3㎞ 구간을, 부평구는 2025년 삼산동~경인고속도로 0.7㎞ 구간의 노후 시설을 정비했다.


앞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계양테크노밸리 편입 구간 1.1㎞를 조성하고, 계양구는 용종교~아라천 구간 중 해당 편입 구간을 제외한 2.9㎞를 대상으로 2단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천시가 지난 5월 해당 구간의 기본계획 용역을 마치고도 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농어촌공사와 사용료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용료를 부담하면 매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고, 부지를 매입하면 초기 재정 부담이 커진다.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비용 문제를 피하기 어려운 만큼, 사용 조건에 대한 합의가 사업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전액 면제’ 제도 개선 불발…협약이 돌파구 될까

인천시가 요구하는 사용료 면제는 법령상 제약도 받고 있다.

「농어촌정비법」 제23조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을 공공 목적으로 사용할 때 관련 시행령에 따라 사용료를 전부 또는 일부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전액 면제는 재난 대응·복구, 군사작전·국가안보, 시설 유지·보수 공사 등으로 제한된다. 공용 또는 비영리 공익사업은 사용료의 50%까지 면제할 수 있다.


농어촌공사는 친수공간 조성 사업이 무상 사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인천시는 수질과 악취를 개선하기 위한 공공사업인 만큼 사용료를 전액 면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2024년 6월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에 시행령 개정을 건의했지만, 기존에 50% 면제 규정이 있다는 이유로 개정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농림축산식품부에도 농수로의 친수공간 활용과 조성 지원을 요청했으나, 농업용수를 공급받는 농지가 남아 있어 수로 전체의 용도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제도 개선이 여의치 않자 인천시는 농어촌공사와 무상 사용 협약을 맺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질오염과 악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자체가 나서는 상황에서 유지용수 공급 비용까지 부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농어촌공사와 무상 사용 협약 등 사용료 면제를 위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김포지사 관계자는 “관련 법령을 검토한 결과 2단계 구간은 무상 사용 대상이 아니다”며 “농수로 용도 폐지 후 매각하는 방안을 원칙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결정은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본사와 지역본부, 지사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부간선수로를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사용료 분쟁을 넘어 농업용 기반시설을 도시 환경 개선에 활용할 때 비용과 관리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연간 사용료와 부지 매입비 사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 친수공간 조성은 물론 반복되는 악취 문제 해결도 늦어질 수 있다.


인천시와 농어촌공사가 각자의 관리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공공사업의 목적을 살릴 수 있는 협의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인천 = 주혜빈 기자

herald0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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